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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데이

波濤 2019. 8. 7. 13:54


공부를 좋아하는 것이 천성인 데이지가 오늘도 도서관에 들르지 않을 리 없었다. 그리고 그건 데이지의 옆자리에 앉은 에드워드도 마찬가지였다. 성실하고 우수한 태도는 아무 이유 없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의 햇살은 너무나도 좋았고, 그래서인지 에드워드의 고개가 꾸벅, 꾸벅 흔들리고 있었다. 달콤한 수마였다. 깃펜을 사각거리며 움직이던 데이지는 문득 한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이건 다른 서적을 찾아봐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한 데이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빽빽하게 책이 꽂힌 책장 앞으로 다가갔다. 에드워드가 달콤한 졸음에서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일어나 책을 찾은 것 까지는 좋았으나,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책이 너무 높이 있었던 것이다. 지팡이를 꺼내어 Accio를 사용하려 했으나 하필이면 지팡이도 놓고 온 상황. 작은 한숨을 쉬고 낑낑대며 책에 손을 뻗는 데이지의 뒤로 한 인영이 다가왔다.


"자, 여기."


데이지가 꺼내려던 책을 먼저 꺼낸 에드워드가 입가에 살풋 웃음을 짓고 있었다. 데이지가 놀랄 법도 한 상황이었으나, 익숙한 그의 여름 향기 덕분에 데이지는 자신의 뒤로 다가온 게 에드워드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언제 왔어?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도와줘서 고마워, 에디."


가까이 다가온 에드워드에게서 여름 향기가 물씬 풍겼다. 언제 이렇게 키가 컸을까. 어릴 적엔 분명 가늠할 것 없이 비슷했던 키가 이젠 차이 나게 달라져 있었다. 


'이건 샌달우드향에 취해서 그런 걸 거야.'


그렇게 생각했지만 작게 두근거리는 데이지의 심장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그런 데이지를 바라보던 에드워드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지팡이는 마법사의 필수품인데, 그걸 두고 오면 어떡해."

"그러는 에드, 너도 마법을 쓰지 않았으면서."


장난스런 말에 이은 능청스런 대답이었다. 둘이 자리로 돌아가는 동안 여름 햇살이 그들의 뒤를 길게 따라붙었다. 청량한 내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