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이 빌 때까지 한참 즐겁게 대화하던 둘은 기다리던 학생들을 위해 일어났고, 말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스리 브룸스틱스로 향했다. 호그스미드의 대표적 명물라고도 할 수 있는 버터맥주를 빼놓을 순 없으니까. 스리 브룸스틱스에 도착하자 로즈메르타 부인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학생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고 이건 꽤 익숙한 광경이었으므로 에드워드와 데이지는 자리에 앉아 버터맥주를 한 잔씩 주문했다.


"에디, 저번에 깃펜이 사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았어?"

"기억해줬다니 기쁜걸. 남색 털의 거위 깃펜이 마음에 들어서."


앞에 놓인 버터맥주를 한 모금 마신 데이지가 옅게 웃었다.


"우리 교복 색에도 잘 어울리겠다."

"거기까지 생각하진 않았는데."

"가는 길에 스크리벤 샤프트의 깃펜 가게에도 가자. 내가 선물해줄게."

"선물? 그건 받기 너무 미안한데. 결국 네 개구리도 놓쳐버렸고."


조금은 장난스러운 투로 말하는 에드워드를 보며 데이지가 가볍게 웃었다.


"괜찮아. 어쨌든 같이 잡으려고 애써줬잖아?"

"그럼 네가 주는 선물이니까 고맙게 받을게, 데이."


에드워드가 가지고 싶어 했던 깃펜이 꼭 있길 바라며, 버터맥주를 한 잔씩 비운 에드워드와 데이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찻집 밖 골목길을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깃펜 가게의 문을 열자 오색의 깃털이 달린 깃펜들이 시선을 앗았다.


"와, 예쁘다. 난 깃털이 너무 길면 글씨 쓸 때 불편하던데 에디 넌 어때?

"나도 그래. 적당한 길이에… 어두운 남색. 검고 얇은 펜대. 이거다, 내가 찾던 거야."


에드워드가 깃펜을 고르자마자 데이지는 매대에서 15시클 2넛을 결제하는 중이었고, 에드워드는 못 말리겠다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고마워, 데이지. 절대 안 잃어버릴 거야."

"응, 그걸로 열심히 공부해."

"그래야지, 데이지 네가 선물해준 펜이잖아."


가게 밖, 어느새 몇 무리의 학생들이 외출을 파하는 분위기였고 작은 개구리 소동 덕에 에드워드와 데이지도 약간 피로해진 참이었으므로 둘은 그 행렬에 발을 맞췄다. 물론 그전에 데이지가 좋아하는 간식들을 한 아름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기숙사에 들어가 각자의 방으로 향하기 전, 에드워드가 케이스에서 깃펜을 꺼내곤 데이지에게 펜을 내밀었다.


"네가 준 선물이니까, 케이스 위에 네가 하고 싶은 말을 써줘."

"음, ……."


잠시 고민하던 데이지가 케이스 위에 무언가를 써 내려갔고, 깃펜을 안에 넣은 뒤 다시 케이스를 닫았다.


"방에 들어가서 봐."

"지금 바로 보고 싶은데."

"안 돼, 약속해.


결국 새끼손가락을 건 둘은 마주 보고 웃었고, 에드워드는 방에 들어가서야 데이지가 쓴 문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It 's a starry night. 


별이 쏟아지는 밤이었다.

by 波濤